사진 이야기
서있었다.
정주(솜솔아빠)
2018. 1. 29. 17:16
나는
삶이라는
황량한 들판에
처량한 모습으로
처음부터 서있었다.
앉고 싶었지만
앉을 수 없었고,
가고 싶었지만
발이 얼어붙었고,
눕고 싶었지만
누워서는 안되었다.
보고 싶었지만
고개를 돌려버리고,
듣고 싶었지만
말해주지 않았으며,
소리쳐보고 싶었지만
목소리를 삼켜야했다.
나는
삶이라는
황량한 들판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
너무 오래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