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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솔아빠의 '사글세방'

어머니 본문

시화이야기

어머니

정주(솜솔아빠) 2018. 1. 5. 15:35

어머님의 집

                         - 조병화 -

어머님의 집은
내 고향 난실리
장재봉 기슭
이승의 내 집에서 삼십 미터
동쪽으로 있다.

어머님은 낮엔 늘 외출중이시다.
안방 깊은 곳에 몸은 묻어두시곤
훨, 훨, 온 우주
석가의 하늘을 날으시다가
이 절, 저 절, 두루 들르셨다가
밤이 되면 훌쩍 돌아오신다.

돌아오시는 길에
내 깊은 잠결에 훅, 나타나시어
"얘, 좀 쉬었다 가겠다."
하시다간
아물아물하는 동안 사라져 가신다.

아물아물하다가 잠이 깨면
불시에 어머님은 보이질 않는다.

아, 이승과 저승 사이
이렇게도 캄캄한 거리던가

"어머님, 전 어떻게 이 거리를 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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