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솔아빠의 '사글세방'
세월이 가면 본문
근원적인 슬픔 - 서구취향 - 도시적 감성 - 행동으로까지는 가지 못하는
진보주의 - 이에 따른 가벼움 - 리듬,
이러한 박인환 시인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는 시가,
당대의 딜레탕트 이진섭의 작곡으로 유명해진 『세월이 가면』이다.
-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中에서 『세월이 가면』-
세월이 가면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