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솔아빠의 '사글세방'
힘이 빠진다. 본문
내 의지와는 다르게
너의 손을 잡고 있는
내 손에 힘이 빠진다.
어느 날 너는 소리없이
나에게로 다가와서 먼저
내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으나,
이제는 햇빛을 핑계로
내 손을 뿌리치고
중력을 따라 멀리 멀리
떠나려고만 하는데,
너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내 손에는 자꾸 힘이 빠진다.
겨울의 끝자락은
내 손과 같이 힘이 빠져서
항상 위태롭고, 불안하고,
그래서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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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는
겨울 끝자락 북한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