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화이야기 (30)
솜솔아빠의 '사글세방'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 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렬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
나는 내가 아닙니다 아내 앞에서 나는 ~ 나를 내 맘대로 할수없는 아내의 남편입니다 명세서만 적힌 돈없는 월급 봉투를 아내에게 내밀며 내 능력 부족으로 당신을 고생시킨다고 말하며 겸연쩍어하는, 아내의 무능력한 남편입니다 세 아이의 엄마로 힘들어하는 아내의 가사일을 도우며 ..
어머님의 집 - 조병화 - 어머님의 집은 내 고향 난실리 장재봉 기슭 이승의 내 집에서 삼십 미터 동쪽으로 있다. 어머님은 낮엔 늘 외출중이시다. 안방 깊은 곳에 몸은 묻어두시곤 훨, 훨, 온 우주 석가의 하늘을 날으시다가 이 절, 저 절, 두루 들르셨다가 밤이 되면 훌쩍 돌아오신다. 돌아..
봉우리 // 김민기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길 해 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 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
어느 날 나는 흐린 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황지우 初經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찍해졌다 딸의 일기를 훔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 밑에 전가족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