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시화이야기 (30)
솜솔아빠의 '사글세방'
슬픔에게
슬픔에게 슬픔이라 일컫는 그대여! 안녕하신가? 그대를 애타게 기다려 온 나는 가슴이 여린 사람인가 보오. 가끔씩은 그대와 함께 삶을 엮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고맙게도 너무 자주 찾아 주니 정말 반갑구려. 내 성숙의 키를 자라게 하는 그대는 착한 마음의 소유자인가 보오. 또다시 그..
시화이야기
2018. 1. 5. 15:09
나
나 아니올시다. 아니올시다. 정말로 아니올시다. 사람이 아니올시다. 짐승이 아니올시다. 하늘과 땅과 그사이에 잘 못 돋아난 버섯이 올시다. 버섯이 올시다. 다만 버섯처럼 어쩔수 없는 정말로 어쩔수 없는 목숨이 올시다. 억겁을 두고 나눠도 나눠도 그래도 많이 남을 벌이 올시다. 벌이..
시화이야기
2018. 1. 5. 15:08
나는......
나는 하나의 내던져진 존재일지 모른다. 이유도 조건도 없는 하나의 우연의 결과일지 모른다. 저녁놀이 떠오를 무렵 날아드는 한마리의 나방이 같이 물구렁텅이에 아침에 생겼다가 낮에 없어지는 벌레같이 우연하고도 무의미한 것일지 모른다. - 내가 정말 좋아 했던 김형석 교수의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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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5. 15:07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은 없고 결코 성내지 않으며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는 하루에 현미 4홉과 된장과 약간의 채소를 먹고 모든 것을 자기를 계산에 넣지 않고 잘 보고 들어 알며 그리고 잊지..
시화이야기
2018. 1. 5. 15:06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
날마다 하늘이 열리나니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 이외수 시화집 "그리움도 화석이된다"中에서 -
시화이야기
2018. 1. 5. 15:05